배우 진태화는 ‘2세대 아이돌’ 출신이다. 신화가 직접 오디션을 진행한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렛츠 코크플레이 배틀신화’를 통해 그룹 배틀의 멤버로 2006년에 데뷔했다. 이후 일본에서 활동하다가 군 복무 후 2016년 드라큘라 ‘조나단’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해 소극장과 대극장을 넘나들며 활약 중이다. 현재 연극 ‘아트’에서 ‘세르주’ 역으로 출연 중인 그는 최근 문화일보와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벌써 막공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아트는 남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관객들이 친구와의 관계를 되짚어보길 바란다"고 했다.
연극 ‘아트’는 세 남자의 우정이 그림 한 점 때문에 무너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미술 애호가이자 피부과 의사인 ‘세르주’는 하얀 캔버스에 대각선으로 흰색 줄이 하나 그어진 현대미술 작품을 5억 원에 구매한다. 세르주의 친구 ‘마크’가 예술 작품이 아니라며 비웃으며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진태화가 연기하는 세르주는 어떤 점에서 다를까? 진태화는 "지인들이 내 세르주를 보고 특유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있다고 하더라"며 "내가 MBTI T(이성형)적인 성격인데 그런 부분에서 나랑 세르주가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
아이돌 가수로 활동하던 시절에 대해서 떠올리기도 했다. 진태화는 "성공하지 못한 아이돌 출신의 배우지만 당시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수많은 무대를 서봤고 그 경험이 뮤지컬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도록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는 2006년부터 2세대 아이돌로 활동하며 개성 없는 목소리가 자신의 큰 한계라고 느꼈다고 한다.
진태화는 "당시 활동하던 아이돌을 생각해보면 동방신기 시아준수, 빅뱅 태양, 샤이니 종현, 2NE1 박봄 등 각 그룹을 대표하는 보컬이 있었고 누구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난 그런게 전혀 없었고 목소리가 특색이 없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주눅들어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 소속사 대표이기도 한 김준수가 뮤지컬에 입문하는것을 권장했다며 "당시 친분이 있었던 김준수 대표가 내 특색 없는 목소리가 뮤지컬에선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다독여줬다. 소화할 수 있는 배역이 넓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뮤지컬 데뷔작이 된 ‘드라큘라’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